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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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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화암사

주소
[55302] 전북 완주군 경천면 화암사길 271 (가천리, 화암사)
운영시간
8:00 ~ 17:30 (하절기), 8:30 ~ 17:00 (동절기)
문의전화
063-261-7576
휴무일
연중무휴
주변 명소/관광지
경천저수지, 되재성당
화암사는 신라시대 창건되었으며 원효대사, 의상대사의 수도 장소이자 설총도 한때 이곳에서 공부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화암사의 건물은 한국 고대 건축양식을 대표해 보물로 지정된 우화루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하앙식 구조로 남아있는 극락전이 국보로 지정되어있는 사찰이다.
화암사는 불명산의 원시림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속에 단청도 거부한 원형이 보존된 건물로 문화유산 답사와 휴식을 겸할 수 있는 운치있는 곳이다.

다시 오지 않을 가을, 화암사



쓰다    이민정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화암사 (완주군 경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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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누구나 노란 은행잎을 떠올린다. 잊지 못할 그 노란 은행잎을 만나기 위해 완주학맘 선생님들과 화암사를 찾았다. 화암사는 완주학맘과도 인연이 깊다. 2019년 완주역사문화 길잡이 양성프로그램에서 교수님을 통해 이론으로 화암사를 만난 후, 현장답사를 와서 직접 눈에 담았던 곳이다. 그렇게 완주지역 답사를 다니기 시작했고 그 인연이 이어져 완주학맘 모임이 생겼으니까.


화암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화암사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보이는데, 우리는 그 길의 왼편으로 조성되어있는 연화공주 정원으로 돌아서 갔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연화공주가 죽을 병에 걸렸는데, 아버지인 왕이 그녀를 살리기 위해 한겨울에 핀 연꽃을 이곳에서 찾아 공주의 병을 낫게 했다고 한다. 이에 감사한 마음으로 그 연꽃을 찾은 곳에 사찰을 세웠다고 한다. 연화공주 정원을 걷다 보면 나무 의자가 눈길을 끈다. 화암사의 설명이 적힌 나무 의자다. 안내문을 읽으며, 바위 위에 꽃이 피어 있다는 이 절의 역사를 짐작해본다.

 

길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낙엽을 밟으며, 사각사각 들려오는 기분 좋은 소리를 한참 듣다 보면, 언제부턴가 양옆으로 절벽이 보이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밤사이 내린 비로 더 청량한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비를 머금은 낙엽이 미끄러워 발바닥에 힘을 꾹꾹 주며 도장 찍듯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길고 긴 계단을 걸으며 절벽 사이로 내려앉은 가을빛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면, 안도현 시인의 글귀들이 시선을 끈다. 숲속 잘 늙은 절 한 채를 만나기 위해 숨이 차더라도 힘을 내 앞으로 내딛다 보니, 콧속으로 익숙한 향이 전해졌다. “어머, 똥 냄새 나지 않아요?”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던 노란 은행나무가 올해도 풍년을 이루었는지 바닥에 수북하게 은행들이 떨어져 있고 거기서 익숙한 향이 번져 우리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소리 너머 화엄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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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는 알면 알수록 더 잘 보이는 절이다. 모르고 보면 깊은 산 속 그저 작은 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완주군민으로 자부심을 느낄 완주의 자랑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완주군에 국보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그 질문에 대답을 못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 뒤로 아이들 앞에 설 기회가 되면 언제든 설명해 주는 곳이 화암사 극락전이다. 화암사 극락전은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 건축양식은 대표적인 백제 건축술이다. 백제 장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건축한 건물과 탑에도 이 하앙식 구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하앙식 구조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일본의 하앙식 구조는 백제를 거치지 않고 중국에서 직수입되었을 거라 주장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화암사 극락전이 발견됨으로써 일본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유일이라는 단어가 붙는 국보로서의 위엄을 느껴진다. 화암사 극락전의 하앙은 앞뒤의 모양새가 다르다. 하앙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뒷면의 하앙을 보는 게 하앙을 설명하기 더 쉽다. 앞면의 하앙은 장식적 아름다움을 더 가미해 화려하고 멋지지만, 설명하려고 고개를 들면 자꾸 멈칫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도 완주학맘 선생님들과 자연스럽게 뒤편의 하앙을 보며 이야기 나누었다. 화암사 극락전은 멀리 백제시대부터 고려와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이 두루 혼재해서 나타나는 아주 중요한 건축물이다. 역사 속 아픔과 소용돌이를 겪으면서도 다시 보수, 중창할 때마다 앞서 모습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했던 선조들의 슬기와 노력 덕분이다. 


화암사의 우화루는 정면에서 보면 2층의 누각이지만 안에 가면 단층 건물이다. 그 이름처럼 이곳의 문이 열리면 꽃비가 내리는 모습을 환히 볼 수 있을 듯하다. 화암사 안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극락전, 맞은편에 우화루 그리도 왼쪽으로 적묵당, 오른쪽으로 불명당 이렇게 네 건물이 마당을 둘러싸고 있다. 적묵당의 툇마루에 앉아 화암사 안마당에 내려앉은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불명산에 물든 가을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왜 안도현 시인이 ’화암사, 내 사랑‘이라고 이야기했는지 공감하게 된다. 고즈넉한 숲속 사찰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면 꼭 화암사 적묵당 툇마루에 앉아보길 추천한다. 적묵당 툇마루에 앉아 완주학맘 선생님들과 일상의 안부를 나누고 가을을 이야기했던 소소한 시간이 올해의 가을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바쁜 일상과 육아에 지쳐 지냈던 내 생활에 완주학맘 선생님들과의 화암사 여행은 내 마음을 토닥토닥 다독여주고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며 반창고밴드를 마음에 붙여주는 시간이었다. 다시 화암사 은행나무와 작별을 하고 계단을 내려올 때, 혹여 누가 미끄러질까봐 서로 살펴주고 잡아주며 내려왔다. 낙엽이 두껍게 깔린 숲길을 완주학맘 선생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는데 함께 걷는 그 발걸음이 든든하고 행복해, 우리의 발들을 사진으로도 남겨 보았다. 11월 초 찾은 화암사는,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이 가을을, 더 사랑스럽게 기억하게 해주었다.



전북 완주군 경천면 화암사길 271 (가천리, 화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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