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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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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공원

상장기공원

주소
[55326] 전북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166-2 (장기리)
주변 명소/관광지
봉동 생강골시장, 구룡천 코스모스길
상장기공원은 제방자리로 그 모양이 말이나 소의 멍에를 닮았다 하여 ‘멍에방천’이라 부르던 곳이다.
이곳은 장마철 잦은 호우 피해로 숨진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고 제방을 다진다는 의미로 당산제를 지내는 느티나무 보호수와 팽나무 군락이 있는 수변공원이다.
팽나무 아래 맥문동꽃이 피는 때에 방문하여 공원의 천변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그저 강가를 걸을 일, 상장기 공원



쓰다    허미경, 고민경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상장기공원 (완주군 봉동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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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말이 아주 없는 말은 아닌가보다. 가을이 가기 전에 제 엄마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광주에서 올라온 조카를 보니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만 호기롭게 찾아온 것과 달리 두 사람은 어디를 갈지 딱히 정해두고 온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고민하는 두 사람에게 봉동읍에 있는 상장기공원을 제안했다. 마침 나도 공유문화탐사단에서 같은 팀으로 있는 고민경 선생님과 상장기공원을 답사하기로 했기 때문에 겸사겸사 동행하면 즐겁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봉동읍내에 들어서니 오가는 사람들과 차들로 복작거리는 것이 여전히 생동감이 넘쳤다. 상장기공원은 바로 그곳에 있다. 읍내에 있는 공원이라고 하니 모르는 사람은 평범한 동네 공원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곳이라면 멀리서 온 손님들을 이끌기 민망했을 것이다.


  일견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공원은 만경강을 품고 있다. 완주군에서 발원하여 전주, 익산, 김제 우리 지역 곳곳으로 지류를 뻗고 있는 만경강. 


  우리 일행은 그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러 차 한 잔씩을 사서 손에 들고 공원에 들어섰다. 탁 트인 하늘과 길게 뻗은 만경강. 강가의 나무 사이로는 화창한 햇살이 쏟아졌다. ‘전형적인’ 가을, 가을이었다. 공원에는 벌써 오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이들은 점심을 먹고 잠시 마실 나온 동네사람부터 완벽한 착장으로 날렵하게 강변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탄 사람까지 면면이 다양했다. 다들 모양은 다르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공원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이곳 상장기공원은 강을 품고 있는 만큼 사계절의 아름다운 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봄이면 벚꽃길이 펼쳐지고 그 아래로 하릴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만보를 걷게 된다. 여름에는 둥지를 이룬 아름드리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단풍 밭을 이룬다. 그리고 겨울에는 철새들이 잠시 머물러 간다. 참 포근하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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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사를 마무리 짓고 나오는 길에 머리 흰 할머니 한 분이 세 살쯤 되어 보이는 손녀를 데리고 마실 나온 모습을 보았다. 기특한 손녀는 고사리 손으로 야무지게 맥문동 열매를 따서 제 할머니에게 선물해 주었다. 행복하게 웃는 두 사람을 보며 우리 일행도 잠시 행복했다.


  정말이지 따뜻하고 편안한 풍경이었다. 상장기공원은 그런 곳이다. 오가는 사람은 다르지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때만큼은 잠시나마 위로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평범하지도 않은, 계절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발견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친정집 같이 편안한 곳.


   그저 강가를 걸은 것이 다인 시간이었지만, 여행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코스였다. 계절을 담은 멋진 풍경과 행복한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함께한 일행 모두 입을 모아 이곳을 다시 찾겠다 말했다. 얼결에 자처한 여행 가이드였지만 코스 선택은 나쁘지 않았던 듯 하다.


가슴이 답답하거든 이곳에 와서 크게 숨 한번 쉬고 가라.

기지개 쭉 켜고 잠시 사색에 잠겨도 좋을 공간이 있다.

하이힐을 신고도 가볍게 걸을 수 있고, 집에서 신던 슬리퍼를 끌고 나와도 괜찮은 곳, 우리가 상장기공원을 사랑하는 이유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166-2 (장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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