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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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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문화예술촌

삼례문화예술촌

주소
[55343]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후정리, 삼례문화예술촌)
운영시간
10:00 ~ 18:00 (입장마감시간 17:30)
문의전화
070-8915-8121
휴무일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당일
무장애시설
장애인 전용주차,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점자안내판
주변 명소/관광지
비비정, 금와습지생태공원, 삼례문화예술촌
기타 안내사항
문화관광해설 (사전예약)
홈페이지 바로가기
삼례문화예술촌 건물들은 일제 강점기에 양곡 수탈을 위해 지어진 양곡창고로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580호 근대문화유산이다. 이제는 쓰임을 다한 이 창고를 기점으로 지역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전시와 공연,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고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열린 관광지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삼례문화예술촌은 돌아봄의 장소



쓰다    김영아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삼례문화예술촌 (완주군 삼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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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문화예술촌으로 추억 상자 꺼내러 가는 중


탐사단 활동을 시작하는 첫 코스로 삼례문화예술촌을 방문하기로 했다. 탐사를 시작하러 가는 차 안에서 처음 듣는 노래가 들려왔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듣는다고 하는 ‘너를 사랑해’ 라는 노래였다. 생소한 곡인데도 나에게 말을 하는 듯한 노랫말에 가슴속에서 뭔가 뜨거움이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요즘 여러 일들로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였을까. 추억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삼례문화예술촌과 가까워질수록 마치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듯한 설렘이 일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을 처음 방문했던 건 2018년 겨울쯤이던 걸로 기억한다. 생각을 더듬어 핸드폰 속에 저장된 사진들을 찾아봤다. 사진 속에서는 우리 쌍둥이들이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빨간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까지 꾹 눌러쓰면서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양손을 잡아줘야 간신히 걸어 다녔던 아기들이었다.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때마침 삼례역을 떠나가는 무궁화호 기차가 지나간다. 아이들이 기차를 신기해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추억 상자의 문이 살포시 열린다. 



지금 이곳을 회복하라는 표시


과거에 방문했을 때는 날씨도 추웠고, 아이들 챙기기 바쁘다 보니 그때는 한 공간 한 공간에서 주는 느낌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한번은 남편이 산책하다 말고 나를 붙잡았다. “누가 당신 쫓아와? 왜 그렇게 빨리 걸어? 좀 천천히 걸어봐.” 정말 그랬던 거 같다. 언제부턴가 나에겐 여유로움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좀 여유롭게, 내가 못 보고 스쳐 보낸 것들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었다. 삼례문화예술촌에 가면 커다란 달팽이 조각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아닌가 싶다. 

- 천천히, 천천히, 지금 이곳을 느껴보세요. 

삼례문화예술촌을 둘러보다 보면 빨간색으로 만들어진 이니셜이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다. 제일 먼저 찾은 ‘S’, 두 번째 찾은 ‘a’ 와 세 번째 찾은 ‘m’. 좀 더 있을까하고 둘러보았지만 더 이상 있지 않았다. 아이들이 넓은 광장을 뛰어노는 동안 벤치에 앉아서 생각해보다가, 해답을 찾았다. 무대에 놓은 현수막에 쓰여진 “I♥Samnye“에서 ‘삼례’의 ‘삼’을 예술촌 곳곳에 이니셜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한데 어쩌면 이 글자들은 나에게 다시 여유로움을 회복하라는 표시처럼 느껴진다. 그 글자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이곳에는 유독 ‘달, 토끼, 별’에 관한 조각상들이 많다. 보름달 안에 두 마리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 가족들의 조각상, 달과 별이 있는 조형물 등등. 전래동화 속을 거니는 듯한 이곳 어딘가에 내가 잃어버린 여유로움을 찾을 힌트가 빵조각들처럼 떨어져 있을 것만 같다.



생활에 활기를 넣어주는 문화예술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산미증식계획과 함께 호남지방 수탈이 가속되던 때 삼례역을 통해 일본으로 양곡을 반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창고에 기반하고 있다. 해방 이후 2010년까지 농협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을 완주군이 매입하여 지역 재생을 통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2013년 6월 개관하여 지역 문화공간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다양한 체험이나 공연, 작품 전시 등이 체계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한데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여파는 삼례문화예술촌도 어쩔 수 없었던 거 같다. 예술촌 안에 울려 퍼지는 국악 소리도 쓸쓸함을 더 해준다. 하지만 이곳도 이내 다시 예전의 활기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 문화와 예술이 만들어지는 이곳도 결국엔 사람들이 다시 숨을 불어넣어 줘야 할 것이다. 생활이 활기를 얻어야 문화도 피어나겠지만, 어쩌면 이곳에서부터 일어난 활기가 우리 생활의 마중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어쩌면 문화예술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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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을 다시 마주하는 공간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기차를 보고 소리를 왜 질렀을까? 그건 분명 자주 마주하지 못하는 광경을 보아서 신기했기에 자연스레 뱉어낸 소리라고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세대차이가 많이 나는 엄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아이들에게 기차를 직접 타보는 경험은 흔하지 않은 경험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과거 엄마와 다녀온 기차여행을 기억하기에 아련함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곳은 기억을 소환하는 힘이 있다. 오래된 것들이 천천히 시간을 풀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당장의 필요에 따라 옛것들을 함부로 부수고 새로운 것을 짓는 것이 아니라, 역사성이 담긴 오랜 것들을 잘 보존하고 그곳을 현재에 맞게 살뜰하게 꾸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 오면 전시물과 공연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떠올려보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결국은 사라진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쓸쓸한 연상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사라짐의 숙명을 느끼지 않고서 어찌 지금 이곳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까. 



삼례문화예술촌의 희로애락


삼례문화예술촌에 들어섰을 때는 코로나의 여파로 다소 한적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자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 팀이 제일 많은 인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와 비슷한 대가족 팀도 있었다. 아마 3대가 함께 온 거 같다.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니 예전엔 대수롭지 않게 보였던 것들에서조차 자주 나의 미래를 보게 된다. 가만히 벤치에 앉아서 삼례문화예술촌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과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레 보게 되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의 희로애락이 있듯, 이 공간 또한 희로애락의 역사가 있겠구나 싶다. 신나게 뛰다가 넘어져서 울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로 배꼽 빠지게 웃기는 상황들도 있었을 것이다. 오래된 곡물 창고가 새롭게 문화공간으로 꾸려진 것처럼,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귀히 여긴다면, 내 삶의 궤적들도 더욱 풍성해지지 않겠나 싶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아이들에게는 다양하고 즐거운 체험의 경험을 주고, 바쁘게 내달려온 생활인들에게는 제 삶을 뒤돌아볼 힘과 여유를 준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후정리, 삼례문화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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