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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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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습지

신천습지

주소
[55335]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하리 195-1
주변 명소/관광지
비비정, 삼례문화예술촌
만경강의 허파라고 불리는 신천습지는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의 구간이다.
신천습지는 강폭이 넓고 물이 천천히 흘러 퇴적물이 쌓이면서 여기저기 작은 섬 모양 지형이 생긴 덕분에 다양한 식생이 모이는 곳으로 특히 수생식물이 무리 지어 피고 멸종 위기 야생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인공제방 아래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습지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만경강 지킴이, 신천습지



쓰다    서경화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신천습지 (완주군 삼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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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은 촌놈이야


서울 촌놈이든 시골 촌놈이든, 내가 사는 곳에서 활동하고 움직이는 반경이 적으면 촌놈인 것 같다. 내가 사는 지역의 생리를 잘 모른다면 그야말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것이다. 나는 10년 넘게 서울에 살다가 결혼하면서 완주에 내려와 살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 살면서 느끼게 된 건데, 주변에 대해 모르면 모르는 만큼 두려움은 커진다. 완주 촌놈이 되지 않고 낯선 지역에서의 낯선 결혼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려면, 많이 듣고 많이 경험해 게 최선인 듯하다. 그래서 직장을 얻기 전 완주 지역탐방을 다니기 시작했다. 결혼생활이 얼마 되지 않아서 임신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지역탐방을 멈출 수는 없었다. 다니면 다닐수록 재밌고 새로운 매력이 곳곳에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뱃속 태아와 함께 다니니 외롭지도 않았고 더 재밌게 다닐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곳을 다녔는데도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신천습지였다.



가깝고도 멀었던 신천습지

신천습지는 회포대교와 하리교 사이, 약 2km 구간에 걸쳐있는 습지이다. 만경강 줄기에 자리잡은 신천습지는 철새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완주와 전주를 오가며 하루에도 수차례 건너는 다리가 회포대교인데 바로 그 밑이 신천습지였다. 신천습지보다 하류에 있는 금와습지는 아이들에게 옛 동네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여러 차례 다녀오곤 했다. 그래서 신천습지도 금와습지와 비슷할 거라 예상하고 찾았는데 사뭇 다른 느낌이다. 천변을 지나는 도로에서 내려다보던 신천습지는 퇴근길 쓸쓸함을 달래주는 아련함이 있었는데, 습지 바로 옆길을 걸어보니 이름 모를 작은 꽃들과 풀벌레들이 바짝 다가와 눈과 귀를 깨워준다. 환경부는 만경강과 동진강 일대의 하도 습지 26곳 중 유일하게 신천습지를 습지 보전 등급 상(上)으로 분류했다. 그만큼 다양한 생물종이 살고 있었다. 이곳의 여름에는 왜개연꽃, 가시연꽃, 노랑어리연꽃, 자라풀 등이 섞여 다채로운 군락을 이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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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에도 걷기에도 안성맞춤인 신천습지

차에서 자전거를 내려 아이들에게 헬멧과 장갑을 씌워주고, 우리 부부는 걸을 준비를 했다. 얼마 전 두발자전거를 통달한 첫째는 잘 닦여진 자전거길을 물 만난 물고기처럼 쌩쌩 달리고 둘째는 밸런스 자전거를 조심조심 탔다. 가을의 끝자락이어서 꽃은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갈색으로 변한 습지 뜰에 코스모스와 민들레, 그리고 개망초꽃들이 사이좋게 어우러져 있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달리는 동안 우리 부부는 열심히 걸어야 했다. 지칠 줄 모르고 자전거를 내달리는 아이들을 따라 하리교까지 걸었는데,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회포대교로 돌아오는 길 2.4km는 꽤 긴 거리였다. 첫째는 두발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서 스피드를 즐기고 또 간간히 지나가는 바이커들의 환호와 응원을 받으며 자전거 트랙킹을 즐겼지만 둘째에게는 피곤하고 힘들었나 보다. 자전거를 타다가 때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걷기도 하고 중간에 멈춰 신천습지를 바라봤다가 여치를 찾아 헤매기도 했다. 또 엄마의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공룡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긴 여정의 힘듦을 잊어보려 애썼지만 이내 지치곤 했다. 뭔가 특별한 게 필요했다. 주변을 살피던 나는 도꼬마리 풀을 발견하게 되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도꼬마리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중 하나를 따서 둘째 몸에 던졌다. 옷에 달라붙는 걸 보고는 처음엔 무서워하더니 이내 엄마의 장난에 재미가 붙여서 서로 던지며 놀았다. 앞서갔던 첫째도 어느새 돌아와 함께 했다.

 


노을 속 낭만, 그리고 환경지킴이 습지!

어느새 노을이 뉘엿뉘엿 지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춰서서 습지 위로 번지는 노을빛을 바라보자니 아늑하고 낭만적인 기분에 젖는다. 우리는 잠시 멈춰서 노을을 바라보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곰사냥을 떠나는 가족들처럼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갈대밭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낚시꾼들이 만들어 놓은 샛길을 따라가니 작은 연못이 보였다. 우리는 계속 갈대밭을 헤치며 걸어 나갔다. 전에 금와습지 갈대밭을 헤집고 갔을 때 불쑥 튀어나온 메추리에게 너무 놀랬던 적이 있다. 여기서도 메추리를 마주할까 싶어 잔뜩 긴장했다. 혹시 이번에는 수달을 마주하진 않을까?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발걸음을 조심조심 떼며 걸어 나갔다. 아이들에게는 아마 꽤 큰 탐험 같은 기분을 불러일으켰을 듯하다. 어느덧 우리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강물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오리와 철새들이 그곳에서 쉬고 있는 게 보였다. 작은 소리에도 날아가 버릴 것 같아 아이들에게 더 자세히 보여줄 수는 없었어도 가까이에서 철새들을 함께 볼 수 있었던 것은 꽤 큰 경험이었다. 만경강에는 이런 습지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우리가 오염시킨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바다로 흘려보낼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런 습지 덕에 우리는 다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고.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하리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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