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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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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암

마고암

주소
[55362]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83-126 (항가리)
문의전화
063-222-7816
주변 명소/관광지
모악산, 전북 도립미술관, 구이저수지
마고암은 1950년대에 ‘복호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가 ‘문수암’으로 다시 지금의 ‘마고암’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마고암은 대웅전에는 단군을 모시고 있으며 지구어머니 마고의 정신을 깨닫는 명상 수행처이다.
전북도립미술관쪽에 주차하고 1km가량 산을 오르면 마고암을 만날 수 있다.
오르는 길에 보이는 구이 저수지 풍경이나 마고암 앞에 자리한 백목련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참 평화로운 암자 마고암



쓰다    장효진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마고암 (완주군 구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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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구이면에는 모악산이 있습니다. 완주군의 대표적인 산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모악산은 전주시와도 가까워서 사계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산 아래는 도립미술관도 있고, 벚꽃도 유명해서 까페와 음식점들도 많은 관광지이기도 하지요. 10월의 어느 가을날 마고암을 올랐습니다. 모악산 도립미술관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주차가 아주 편리합니다. 주차비는 물론 무료이구요 주차장에서 모악산 입구까지 천천히 걸어서 오르면 모악산이라고 써진 커다란 돌비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돌을 마주 보고 좌측으로 마고암으로 가는 작은 길이 나옵니다.


가을 단풍잎이 형형색색 물들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라 마고암 가는 길이 행복했습니다. 마고암은 가는 길이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시멘트 길이고 하나는 산속으로 난 작은 오솔길입니다. 저는 시멘트길 옆의 산속 오솔길로 올랐습니다. 중간에 고요히 놓여있는 의자도 있어서 쉬었다가 갈 수도 있고 들꽃도 보고, 산새 소리도 듣고, 편백 나무의 향기도 맡으면서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산속 오솔길이라 구불구불하지만, 산길을 걷는 즐거움은 이편이 훨씬 좋지요. 마고암은 30분 정도면 충분히 오를 수 있지만 경사가 가파른 길이여서 천천히 걷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숨도 덜 가쁘고 시원한 공기도 마시면서 천천히 숲과 하나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요.


마고암 초입에 들어섰을 때 저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감나무네요. 그림 같은 주홍색 홍시를 주렁주렁 달고 서 있습니다. 너무 높아서 손이 닿지 않았고 산새들이 쪼아먹고 남은 감이 달려 있는데, 사람은 딸 수도 만질 수도 없네요. 그래서 산새들이 겨우 내 먹을 식량이 되겠지요? 감나무를 지나니 이제 드디어 마고암입니다. 마고암 진입로에는 작은 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리 밑으로는 계곡물이 졸졸 흘러내리고 있네요. 마고암 마당으로 오르는 돌계단 옆에는 노란 은행나무가 한창입니다. 그 노란 빛을 지나자 정갈한 경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암자에 계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명상하는 수행처라고 설명해 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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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암의 마고라는 말은 신라의 충신 박제상이 지은 ’부도지‘에 나오는 말입니다. 우리 한민족의 선조들은 인간 본래의 순수한 마음인 본성(本性)이 곧 인성(人性)이라 여겼다지요. 이는 모든 것을 다 주는 자연의 마음이지요. 그리고 이 자연의 마음에 가장 가깝고 순수한 마음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라 여겼습니다. 말하자면 어머니는 지구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마’는 어머니를 뜻하는 세계 공통어이며, ‘고’는 근원을 뜻합니다. 그래서 ‘마고’란 바로 근원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곧 인간 근원의 마음이자 지구의 마음인 셈입니다. 마고는 어머니일 뿐만 아니라 아버지이기도 하고, 여성, 남성을 초월한 지구의 마음이며, 창조, 자비, 사랑, 평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구의 어머니 ‘마고’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생소했지만, 어쩐지 나도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잠깐 벤치에 앉아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이면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구이 저수지와 호수마을 그리고 도로를 씽씽 달려가는 자동차들이 자주 작게 보입니다. 이곳에서 느껴지는 구이면이 더욱 평화로워 보입니다. 구이 저수지가 잘 보이는 곳에 의자와 평상이 설치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이 쉬었다가 갈 수 있게 해두었네요. 멀리까지 조망되는 이곳에 앉아 있자면, 어쩌면 이곳이 마고의 쉼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마고암 마당에는 ‘광명종‘이라는 종각이 있습니다. 위로 올려다보면 대웅전과 마고전이 보입니다. 마고전의 글씨체가 특이하여 더욱 가까이 가보고 싶어지네요. 마고전은 돌담을 쌓아 만든 터 위에 한번 더 돌담을 쌓고 그 위에 세운 요사체입니다. 그래서인지 마고암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령하게 느껴집니다. 현판을 쓰신 분은 일지 이승헌 대선사라고 합니다. 지구 어머니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특별한 글씨입니다. 마고전 뒤에는 마고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낭떠러지 한쪽에 만들어 놓은 좁은 정원에는 분홍빛 장미꽃이 추운 가을 날씨에도 환하게 피어 있습니다. 좁은 정원이지만 정성껏 가꿔져 있네요. 봄이면 오래된 목련나무에서 하얀 꽃이 활짝 피어 등산객들을 맞이해 주지요.


다시 마당으로 내려와 올라온 길을 내려다봅니다. 구불구불 경사진 길과 멀리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들이 아득하게 보이네요. 인간이면서도 우리는 가끔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와 인간들의 삶을 내려다볼 수도 있지요. 우리의 본성은 어떤 것일까요. 지구의 마음인 마고의 마음은 또 어떤 것일까요. 저 아래 사람 사는 마을들을 자비롭게 굽어보는 마고암의 마음이 그것과 비슷할까요? 다시 또 마고암을 천천히 내려가야겠습니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83-126 (항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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