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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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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호연재

주소
[55348]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373-16 (대흥리)

자연과 함께 아름다운 인연이 머무는 곳



쓰다    이은경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호연재 (완주군 소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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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호연재'라는 명칭을 들었을 때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기운 때문인지, 그곳은 아마 산속 깊은 곳, 어느 호방한 기운을 풍기는 오래된 정자 아니겠는가 싶었다. 


날은 따뜻하지만 잠시 촉박하게 빌려온 것 같은 일요일 아침이다. 어제 시어머니댁에서 잠을 주무신 친정엄마가 마지막 나들이가 가능한 날씨 같다며, 도시락을 싸서 야외로 나가보자고 전화하셨다. 어머니는 완주를 방문하실 때는 딸의 집을 마다하고, 굳이 시어머니댁을 숙식처로 선택하신다. 시어머니와 엄마는 결혼 전부터 알았던 친구도 아니고 내가 남편과 결혼하면서 서로 알게 된 사이시지만, 한 살 차이인 두 분은 우리 부부의 인연으로 이제 친구가 되셨다. 도시락은 시어머니 집에서 두 분이 싸신다고 하니깐 나는 남편과 집 정리만 하고 아이들 셋을 잘 설득해서 나가기만 하면 된다. 애들이 아주 어릴 땐 이것저것 부모가 다 챙기는 게 일이지만, 애들이 말도 알아듣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어디 가까운데 나갈 때도 설득하는 게 되려 큰일이 되었다. 그래도 오늘은 외출에 까다로운 둘째 딸아이가 기분이 좋아서 설득은 그리 어렵진 않았다.


차 한 대에 총 7명이 꾸겨 타고 제일 먼저 완주의 송광사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호연재와 가깝고 두 엄마들이 준비한 도시락을 먹을 장소가 필요해서였다. 절에 들어가서 돗자리를 깔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송광사 근처에는 도시락 먹기 적당한 장소들이 많다. 시어머니는 힘들다고는 하시지만 외식 대신 도시락을 싸는 걸 좋아하시는 눈치고, 엄마도 그런 나들이가 즐겁고 유쾌하신 듯하다. 바쁘게 반찬이랑 하시고 챙기셨을 텐데, 쭈꾸미에 오리 고기에 있을 건 다 있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우리의 목적지인 호연재를 내비에 검색해보니 송광사에서 5분도 채 안 되는 거리였다. 호연재는 어떤 곳일까? 내비 안내가 종료된 시점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호연재라는 글씨가 멋지게 쓰인 큰 나무 대문이었다. 호연재는 뜻밖에도 글램핑장의 이름이었다.


궁금함 마음에 사장님을 찾아뵙고 제일 먼저 이름의 뜻을 여쭤보았다. 좋을 호와 인연할 때 연을 이어서 한옥의 호를 지은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이곳은 좋은 인연이 있는 집, 好緣齎였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시다가 완주 소양에 1,000평 정도 대지를 구입하고, 2013년도에 한옥 스테이를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 가옥이 지금도 호연재의 넓은 공간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그 후 주변으로 글램핑 하우스를 하나둘씩 지어나가셨다고 한다. 지금은 각각의 방향마다 평수와 용도에 구분을 지어서 몇몇 그룹을 이루는 단지로 조성돼 있다. 한옥 스테이는 더 이상 하지 않으시고 이제 순수 글램핑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시어머니와 엄마는 어젯밤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시는지 도란도란 걷고 계시고, 둘째와 셋째는 한쪽에 마련된 방방(트램플린) 위에서 폴짝폴짝 뛰며 신이 났다. 사장님께서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조심히만 타면 된다며 아이들의 사용을 허락해 주셨다. 산 바로 밑에 있는 넓은 호연재 글램핑장은 사장님의 취향이 묻어나는 다양한 조형물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잔디밭 마당 한가운데에는 원광대 교수님의 작품인 동그란 알이 여러 개 있고 또 한쪽 나무 밑에는 제자들의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도 있고, 멋진 수석들도 여기저기 놓여있다. 구석구석 손이 많이 갔겠구나 싶다. 호연재라는 이름처럼,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과 좋은 인연을 맺고 싶어 하는 사장님의 정성 어린 마음이 느껴졌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373-16 (대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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