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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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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봉산성

위봉산성

주소
[55348]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429 (대흥리)
문의전화
063-240-4224
주변 명소/관광지
위봉사, 위봉폭포, 송광사
위봉산성은 지리 및 지형적으로 험준하고 인적이 닿기 어려운 곳에 축성되었다는 점에서 지역 및 경계 방어를 위한 군사적인 목적보다는 행궁을 지어 유사시 태조 이성계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기 위해 축성된 조선시대 행성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금은 성벽일부와 서문의 아치형 석문만 남아 있다. 최근 포토명소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선조들이 남겨준 위봉산성에서



쓰다    박민주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위봉산성 (완주군 소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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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봉산성은 우리 가족이 완주로 귀촌한 후로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발걸음은 짐짓 사명감이 느껴진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문화탐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위봉산성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모두들 위봉산성 이야기다. 전쟁이 나면 왕의 어진을 옮기거나 조선왕조실록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봉산성을 쌓았다는 역사부터 시작해, 태조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이 지금은 어디에 보관되어있는지 등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위봉산성 서문터 입구가 보인다.


위봉산성의 총 둘레가 8.6km라던데, 용진읍에서 우리가 차로 달려 온 거리가 딱 그 만큼이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줬더니, 아이들도 놀라며 질문이 이어진다. 

“이걸 어떻게 사람들이 쌓았을까? 정말 힘들었겠다. 그런데 일어날지 안 날지도 모르는 전쟁 때 왕의 그림을 옮기기 위해, 이 긴 산성을 쌓은 거야?”

 “응. 우리나라의 다른 산성들은 전란 시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정하여 외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거나 백성들을 피난시키기 위해서 쌓아. 하지만 이 위봉산성을 예외라고 할 수 있지. “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어진을 옮기기 위해 이렇게 긴 성을 쌓는 것이 납득이 되진 않아.”

그렇다. 요즘의 시각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다. 한 사람의 초상화를 위해 수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희생을 했다는 것은, 지금 사는 이 시대에는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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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안뿐 아니라 성외에도 많은 시설물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라지고 성벽마저 허물어져, 지금은 서문터의 성문인 홍예문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홍예문에서 시작된 성벽 한 줄기가 뒷산 숲을 헤치며 굼실굼실 산등성이를 기어오르고, 다른 한쪽은 찻길을 건너 풀 더미와 나무들 사이로 무너진 자취가 꼬리를 감추고 있다. 한때 거대했을 성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쓸쓸한 자취만 남기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우리는 산성 위를 걸으며, 어진이나 조선왕조실록을 보호하고 행차하듯 열을 맞추어 걸으며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했는데 걸음걸음이 모두 절경이었다. 홍예문을 지나 위봉산성 뒤쪽으로 걷다 보면 여러 비석들이 나온다. 나란히 세워진 비석들은 불망비로 관찰사들이 방문했다는 것을 후세에 알리는 비석이다. 아이들과 불망비에 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불망비는 후세 즉 다음 세대들에게 남기고 싶은 사실들을 기록하였던 비석이라고 설명해 주자, 우리 8살이 된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사는 2021년은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고 기록하여야 한다.” 그렇다. 위봉산성이 세워질 당시는 전쟁이 나면 왕의 어진이 걱정되어 산성을 쌓았는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우리는 서문지 뒤로 조성된 둘레길로 걸었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걷다 보니 점점 산 안쪽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나무가 무성하였다. 아이들과 가는 길이라 조금 험난하다 싶었는데, 태조암 가는 길은 막혀있어서 되실봉 방향으로 올라가 보았다. 여기서부터는 자연 그대로의 산길이었다. 한 명만 걸어갈 정도로 좁은 오르막 산길이 계속되었다. 산길 왼쪽에는 석축으로 조성되었을 성벽이 길게 이어져 있다. 여기저기 피어 있는 들꽃들을 눈에 담으면서 한참을 올라갔더니 눈앞이 환해지며 되실봉이 나왔다. 서래봉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지는데 해지기 전에 내려가야 해서 더는 가지 않고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 내려오는 길에 위봉폭포에 들렀다. 위봉폭포는 위봉산의 울창한 숲 사이 계곡에 흘러내리는 장대한 2단 폭포다. 멀리서 봐도 그 소리가 우렁찬데 가까이에서 들으면 높은 산 위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물보라가 장관이다. 폭포의 높이가 무려 60m. 폭은 넓지 않아도 길이가 길어 멀리서도 힘찬 물줄기가 뚜렷하게 보인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폭포의 물줄기는 더욱 선명했고, 단풍이 함께 어우러지니 동양화 한 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위봉산성이야말로 역사와 자연의 절경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완주의 소중한 속살이라 부를 만하다 싶다.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429 (대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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