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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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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비비정

삼례 비비정

주소
[55343] 전북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820-3
주변 명소/관광지
구 만경강철교, 비비정예술열차, 구 삼례양수장
조선시대 완산팔경중 한곳인 비비낙안은 한내천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떼를 비비정에서 바라본 모습을 말한다.
비비정은 16세기 건립되어 철거와 중건을 반복하다 완전히 소실 되었던 것을 1998년에 복원하였다.
비비정에 올라 기러기가 날아가는 낙조를 감상하고 비비정마을도 들려보길 추천한다.

시간아 조금만 천천히 가자, 이 풍경을 위해



쓰다    최정혜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삼례 비비정 (완주군 삼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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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았다. 21년째 삼례에 살면서 여러 번 왔지만, 오늘은 왠지 발걸음이 설렌다. 완주군의 작은 보물, 비비정으로 탐사를 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만경강의 생태 이야기를 들으며 비비정을 찾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가족봉사단을 하면서 비비정에서 정화 활동을 했다. 자전거를 타러 종종 왔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다. 삼례의 비비정을 좀 더 소개하고 싶고 알리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비비정을 바라보기 때문인지, 평소에 편하고 익숙한 곳인데도 오늘은 더 멋지고 예쁘게 보인다. 

 

출발 전부터 아이들에게 간단한 탐사단의 임무를 전하고, 미션에 참가하는 느낌으로 비비정 주차장에 들어섰다. 때마침 비비정에서는 아름다운 통기타 연주와 가을 감성 가득한 버스킹이 진행되고 있었다, 근처에서 쉬고 있던 분들도 다 함께 박자를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맘껏 노래했다. 정자에 올라서 만경강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고, 하늘하늘한 갈대들이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것만 같다. 경치를 보고 있으니 다른 가족들은 벌써 비비정 예술열차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남편은 둘째딸 손을 잡고 가고 있었고 아들들이 그 앞뒤를 호위하며 걷는다. 집에 있을 땐 아웅다웅하다가도 이렇게 밖으로 나오면 서로를 챙긴다. 남편은 딸바보라서 맞잡은 딸아이 손을 앞뒤로 높이 흔들며 벌써 신이 났다. 꿈동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 손 아빠 손 꼭 잡고 다녔는데 어느새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으로 성장했는지, 시간이 정말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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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열차는 지금은 운행되지 않는 기차를 레스토랑과 카페, 압화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때 기차를 나는 기분이 느껴진다. 차창 너머 만경강 갈대숲 풍경이 멋지다.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비비정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곳이다. 봄에는 쑥을 캐러도 오기도 했다. 삼례초등학교에서는 5~6학년 학생들이 비비정 근처에서 쑥을 캐서 쑥개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아이들에게도 쑥개떡 추억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벚꽃이 피면 예쁜 벚꽃 터널이 만들어진다. 이번 탐사는 가을이라서 갈대 숲길이 주인공 격이다. 예전부터 만경강은 갈대밭이 유명했다고 한다. 이곳의 갈대 경관은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어색하지 않고,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요즘처럼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친 시기에 찾아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흔들리는 갈대를 볼 수 있는 곳. 비비정은 그런 곳이다.


기차레스토랑 제일 안쪽은 꽃이 놓인 테이블들의 분위기가 좋아서, 가족이나 연인 혹은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차도 마시고 이야기꽃도 펼칠 수 있다. 여기서도 통키타 연주에 버스킹이 진행되고 있었다.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멋진 노래를 들려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기차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노을 의자’가 있는데 일몰 명소로 이름이 나 있다. 물고기 밥을 사서 강물에 떨어뜨리면, 그때마다 물고기들이 얼굴을 내밀고 쏙쏙 받아먹는 모습도 재밌다. 길은 자연스레 상생도시숲으로 이어진다. 숲에는 색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가을빛이 가득하다. 이래서 모두 단풍 구경을 가는구나 싶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서로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때론 다르게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한 공간에서 시간을 나누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이 좋다. 자전거 도로 쪽으로 걸음을 옮겨 만경강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키가 높은 갈대숲이 나온다. 한두 사람씩은 지나갈 수 있도록 갈대 터널이 있다. 2미터도 훨씬 넘어버린 갈대숲 속에서 찰칵찰칵 추억 남기기 바쁜 우리 꿈동이들이다. 그 길을 지나오면, 얼마나 넓은 곳인지 모를 만큼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이 시야에 환히 들어온다. 만경강을 끼고 오후 햇살에 역광으로 반짝이는 갈대에 온통 마음을 뺏긴다. 노을이 내려앉는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니 공연히 가슴께가 뭉클해진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시간을 맞추지 않아도 엄마 아빠가 가자고 하면 당연히 따라왔지만, 앞으로는 각자의 일들로 바빠져서 이렇게 집 가까운 곳을 함께 걷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따로 마련해서라도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겠구나 싶다. 


시간아 조금만 천천히 가자, 우리 꿈동이들과 많은 추억 만들 수 있게.



전북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8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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