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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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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수목원

대아수목원

주소
[55344]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로 94-34 (대아리, 전북대아수목원)
운영시간
9:00 ~ 18:00 (3월~10월) (입장마감시간 17:00), 9:00 ~ 17:00 (11월~2월) (입장마감시간 16:00)
문의전화
063-243-1951
휴무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무장애시설
장애인 주차장,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유모차 대여
주변 명소/관광지
대아자연휴양림, 대아저수지
기타 안내사항
숲해설, 산림문화체험교실, 유아숲체험관 운영(홈페이지예약)
홈페이지 바로가기
대아수목원 지역은 과거부터 지형적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관계로 인위적인 훼손 없이 다양한 식물이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곳이다.
150㏊에 조성된 수목원에는 30여만그루의 관상수가 우거져 볼거리를 제공하고 전국 최대규모의 금낭화 자생군락지가 있다. 또한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희귀 및 특산식물(산림청 지정) 135종류가 포함되어 있다.
수목원 안에는 약수터와 쉼터, 전망대, 산림자료실, 임간교실을 갖춘 아늑한 분위기의 휴식공간들도 마련되어 있다.

눈길 닿는 모든 것이 가을의 선물



쓰다    이민정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대아수목원 (완주군 동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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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수목원을 가는 길에서부터 우리는 행복감에 젖는다. 대아호를 옆에 끼고 달리다 보면 햇빛에 반사된 호수의 잔물결이 반짝반짝한다. 속도를 늦추고 창문을 내린 채 그 빛을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대아수목원에 도착한다. 대아수목원은 언제 누구와 오느냐에 따라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준다. 결혼 전 친한 동생과 처음으로 호반길을 드라이브했던 기억이 난다. 육아에 지친 날 위해 남편이 먼저 나서줬던 여행도 생각난다. 어느 봄날 한 아이는 아기띠에 메고, 한 아이는 유모차에 태워 꽃구경하며 거닐었다. 그 후에는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둘째와 신나게 달음박질하는 첫째를 데리고 울긋불긋해진 이곳을 찾기도 했다. 낙엽을 양손 가득 담아 눈처럼 날리면서 까르르 웃고 찍었던 사진이 있다. 매년 봄가을이면 어린이집에서 소풍 도시락을 싸서 숲 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기도 했다. 대아수목원은 이래저래 우리 가족의 추억의 많은 곳이다. 

 

이번 대아수목원 여행은,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다 만난 완주학맘 선생님과의 다정한 산책 나들이다. 대아수목원은 5개의 테마 코스가 있는데, 그 코스대로 즐겨보려 한다. 푸르미 쉼터 앞의 큰 안내 지도를 보고 그날의 컨디션과 느낌에 따라 발길 닿는 데로 걸어도 좋을 것 같다. 같이 동행하는 은숙 선생님의 발걸음에 속도를 맞춰 우리나라 아름다운 임도 100선 중 하나인 순환임도 코스부터 시작했다. 아직 우리보다 부지런한 발길은 없었는지 아무도 밟지 않은 숲길을 거니는 느낌은 신선했다. 길옆으로 빼곡히 자란 나무들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그 나무들 틈으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걸으니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것처럼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경사가 심해지며 숨이 차오르면 뒤돌아 지금까지 걸어온 숲길을 바라보며 한 걸음 쉬었다. 그러다 다시 앞으로 내딛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숲길을 걸었다.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걸으며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숲속에서 다람쥐도 만난다. 신선한 바람과 햇빛이 우릴 보듬어 주고, 코끝으로 전해지는 나무 향이 참 싱그럽다. 숲길 곳곳에 놓인 벤치가 보이면 그때마다 은숙 선생님과 나란히 앉아,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커피와 차를 나누어 마셨다. 숲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하고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면서 온전히 숲이 주는 편안함을 누릴 수 있었다. 인위적인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은 숲속 벤치에서 자연이 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엉덩이가 조금씩 차갑게 느껴질 때쯤 툴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또 걷다 보니 이번에는 편백나무가 양쪽으로 나란히 반겨주는 길이 나타났다. 그 길이 마냥 예뻐 가던 길을 멈추고 고운 숲길을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그 길을 나란히 걷는 우리의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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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의 가을을 눈과 코와 피부로 느끼며 숲속 산책로에서 이제 방향을 틀어 아래로 내려가 본다. 숲길에서는 차분한 가을을 느꼈다면 아래로 내려오니 이제는 좀 더 강렬한 가을빛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장미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이 계절에 뜻하지 않게 장미를 볼 수 있어 더 감격했다. 아름다운 햇빛을 받아서인지 붉은 장미는 더 붉게 보이고, 분홍장미는 더 사랑스러웠다. 거기서 다시 눈을 돌려 다다른 열대식물원에서는 이국적인 식물들과 꽃들의 잔치가 한창이었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진한 보라색 꽃 한 송이를 보고 감탄사를 외쳤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식물들과 꽃들을 신기해하며 열대식물원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다가, 출구 위쪽 천장에 길게 뻗어 자란 덩굴식물을 보고 그 생명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수목원에서 가장 강렬했던 빛깔은 열대식물원 앞 분재조각원에 있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에 내려앉은 가을빛이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노란 은행잎, 그리고 새빨갛게 물든 단풍잎까지 모두 한눈에 담으니, 가을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려오며 들른 산림문화전시관에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년 아줌마의 취향을 저격한 정보들이 많아서 한동안 발이 묶여 있었다. 산림문화전시관에는 넓은 대아수목원을 거닐고 온 관람객을 위해 마련된 쉼터 공간이 있다. 수목원의 따뜻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산림전시관을 나와 ’풍경이 있는 뜰‘로 내려오니 벌써 낙엽을 다 떨궈버린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쓸쓸하게 서 있다. 한데 안내판을 읽어보니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이 느티나무는 용담댐 수몰 지역 폐교된 학교의 교정을 지켰던 나무였다고 한다. 수몰 전에 이곳으로 터를 옮겨 여전히 건장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느티나무를 보고 있자니 얼마 전 읽은 대아수목원 관련 신문 기사도 생각났다. 대아수목원은 유전자원 관리기관으로 매년 시드볼트에 식물 종자를 기탁하고 있는 토종식물종 보전 수호자였다. 기후변화나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니 대아수목원이 더 거대하고 늠름해 보였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로 94-34 (대아리, 전북대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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