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저수지
- 주소
- [55302] 전북 완주군 경천면 대둔산로 167 (경천리, 경천관리사무소)
- 문의전화
- 063-242-1001
- 주변 명소/관광지
- 되재성당
경천저수지의 수려한 경관과 화평습지 등의 생태관광을 위해 둘레길을 조성 중이다.
하늘 가까이 떠 있는 호수
쓰다 이숙희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경천저수지 (완주군 화산면)
경천저수지는 대아저수지와 함께 만경강을 흐르는 농업용 저수지라, 뭐 그리 특별하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산이나 경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삶의 애환을 환기시키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토박이 형님들이 어쩌다 전해 준 사연을 듣다 보면 누구네가 밭일하고 그 저수지를 건너다 변을 당했다거나 언젠가 큰물이 들었을 때 수문이 열려 굉장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항상 감탄하는 풍경을 지닌 경천저수지는 높다랗게 떠 있는 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직접 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나는 이 풍경을 사랑한다. 자동차를 타고 경천저수지를 가기 위해 검색하면 화산면 성북리와 경천면 용복리 323번지, 이 두 개의 주소가 뜬다. 언젠가 무심코 경천저수지를 검색하고 운전하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전혀 낯선 풍경의 경천저수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곳은 화산 성북리의 경천저수지였다. 거기서 경천주유소 쪽의 경천저수지로 나오려면 거의 10여 킬로미터를 돌아 나와 화산삼거리에서 경천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붕어찜으로 유명한 산수장 주변에서는, 경천면에서 보이는 반대쪽 저수지 풍경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그 주변으로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보이고 오토캠핑장도 있다. 또 갈매길이라는 둘레길도 조성되어 아름다운 저수지를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다.
내가 사는 경천면에서는 저수지의 높은 제방이 보이고 제방 오른쪽으로 낮은 동산이 하나 있는데 그 동산을 오른쪽으로 휘감아 돌아야 작은 수문이 보인다. 경천저수지 아래 있는 주유소 옆 마당에는 아주 오래된 벚나무가 몇 그루 있다. 거기서 만난 노부부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서 자신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해줬다. 타지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이 벚나무 아래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그날은 벚꽃들이 하늘 가득 덮을 만큼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그냥 간신히 꽃피어 있는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 벚나무는 봄마다 그윽한 꽃그늘을 드리운다. 노부부는 자신들이 결혼할 때 심었다는 느티나무도 어느새 이렇게 늠름하게 자라났다며 장성한 자식들 바라보듯 말씀하셨다.
주유소에서 올라가 만나게 되는 경천저수지 제방에는 안전을 위해 철문에 자물쇠가 걸쳐있고 하루에 두어 번 다니는 300번 버스의 옥포 정류장이 있다. 거기에서 마을 정자가 보이는 곳으로 접어들면 고추밭이 나오고 저수지를 감상할 수 있는 오솔길이 나오지만, 그저 낚시꾼들의 흔적인지 저만치 가다가 길은 끊겨버린다. 경천면에서 보는 저수지는 높이 솟아 있는 제방만 보이지만, 그 아래 새로 공원을 조성하는 중이다. 완공되면 사람들도 이곳을 더 자주 찾을 것이다. 이곳은 하늘 가까이 높게 솟아 섬처럼 홀로 빛나는 호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북 완주군 경천면 대둔산로 167 (경천리, 경천관리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