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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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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산

구명산

주소
[55312] 전북 완주군 고산면 성재리 580
주변 명소/관광지
고산자연휴양림, 고산미소시장
구명산의 이름은 ‘비둘기 우는 산’, ‘이름난 산’, ‘구씨네 이름 가진 산’이란 뜻이나 풍수 지관은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음이 마치 구렁이 같다고 하여 ‘구렁이 산’으로도 보았다.
구명산 물가에 우암 송시열이 현판을 썼다는 망북대가 있었으나 1970년대에 사라지고 현재는 만복정이라는 정각이 있어 고산면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구명산은 오르기에 힘들지 않고 찾는 사람이 적어 풍광을 즐기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왕복 40분 산행으로 만나는 멋진 풍광 



쓰다    김영아 (2021 완주공유문화탐사단)

가다    구명산 (완주군 고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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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구명산을 만나러 가는 길. 설렘을 안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었더니 우리 집과 불과 10분 정도의 거리다. 평소에도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 완주의 명산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살았다. 한데 어쩐 일인지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주소지에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작은 마을과 산비탈만 보일 뿐이었다. 부랴부랴 스마트폰으로 구명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정보가 거의 없었다. 나를 따라온 가족들 표정을 보니 더욱 당황스럽다. 계속되는 숨바꼭질에 남편과 아이들 얼굴에 슬슬 짜증이 묻어난다. 그 와중에 문득, 구명산 정상에 정자가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과거 고산에서 근무를 했던 남편에게 “산꼭대기에 정자가 있다고 했는데...” 라고 말을 했더니, 곰곰이 생각하던 신랑이 어디인지 알 것도 같다며 길을 안내했다. 차는 다시 방향을 찾고 달리기 시작했다. 



구명산을 향한 끝없는 궁금증


방향을 찾고 분명 길을 따라 들어오긴 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보통의 등산로와는 사뭇 달랐다. 등산로의 표지판조차 없는 좁은 폭의 계단만 간신히 눈에 들어왔다. 이쪽이 길이라는 짐작만 느껴질 뿐이었다.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산길이 등산로가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는데 혹시라도 길을 잘못 들면 어쩌나 싶은 걱정에 혼란스러웠다. 남편도 집 근처의 작은 산이라고 생각하고 편한 슬리퍼를 신고 왔는데, 막상 산의 상태를 보고는 복장부터 점검하기 시작했다. 가을 끝자락에 축축하게 젖은 낙엽들 탓에 더 심란해졌다. 이 길을 따라가면 정말 산꼭대기 정자에 이를 수 있을까?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계단 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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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산이 준 안겨준 촛불 돌탑


먼저 선두로 나선 건 우리 집의 다섯 공주 중 셋째였다. 동생들을 챙기느라 먼저 앞에 가지 못하는 엄마를 대신하여 평소 호기심이 많은 셋째가 계단 앞서 오르면서 우리를 안내하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길은 간신히 이어지고 있었고, 아이의 뒤를 따라 우리는 구명산을 한발 한발 오르고 있었다. 축축한 낙엽과 다소 가파른 산길이 위험하기는 했지만, 서로 앞뒤를 살펴주며 산을 오르던 중, 생각도 못했던 선물을 발견했다. 그건 구명산 중간쯤 올라갔을 때 마주한 돌탑이었다. 낯선 산길에 돌탑이 세 개나 세워져 있었다. 인적이 없는 이곳에 누군가가 정성 들여 돌들을 쌓아두었다고 생각하니 처음에 느꼈던 초행길의 염려가 사라졌다.

누군가가 쌓아 놓은 돌탑을 보면 왠지 그 위에 돌을 하나 더 올려두고 싶어진다. 금세 어디서 돌 하나를 주워온 남편이 돌탑과 씨름을 하고 있다. 작은 돌도 아니고 돌탑의 아래층에 놓일만한 큰 돌을 들고 탑 위에 올려보겠다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있었다.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나는 괜히 돌탑을 무너뜨리는 건 아닐까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한데 남편은 끝내 돌탑 위에 그 돌을 올렸다. 아이들이 환호와 함께 박수치며 좋아한다. 아빠가 쌓아놓은 돌탑을 본 둘째가 ’촛불 돌탑‘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을 때 모습이랑 닮았다며 붙여준 이름이다. 우리 가족의 안녕을 위한 기원이었다는 생각에, 출발 때보다는 훨씬 명랑한 마음으로 다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구명산에서 완성된 아홉 명의 사람들


처음에 산을 오를 때는 인적도 없었고 우리 일곱 명의 가족 뿐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새롭게 만든 촛불 돌탑을 지나 오르던 중 아저씨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의 손에는 커다란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아마도 우리보다 먼저 구명산의 정상에서 멋진 경치의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만난 첫 번째 아저씨와의 짧은 인사를 하고 산길을 따라 우리는 계속 올라갔고, 드디어 구명산 정상의 정자에 도착했다. 시간은 20분 남짓 걸려 올라온 길이었지만 결코 코스는 순탄하지 않았다. 그렇게 정상에서 맞이한 경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의 풍경은 힘겹게 올라온 우리에게 참으로 멋진 선물이었다. 이 선물 앞에서 다 함께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누군가 한 명은 빠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 선물과도 같이 등장하신 아저씨가 우리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저씨도 힘드셨을 텐데 아이들이 목마르다고 하니 자신의 생수를 선뜻 아이들에게 내어주시고, 가족사진을 부탁드렸을 때도 흔쾌히 사진도 찍어 주셨다. 아저씨는 이곳이 풍광이 시원하고 좋아서 자주 오신다고 하셨다. 혹 다른 길도 있냐고 여쭤보니, 오늘 우리가 올라온 길 반대로 20분 정도 거리의 등산로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아저씨께서 알려주신 반대편의 등산로는 어떨지 궁금했지만,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올라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내려왔다. 


처음 시작은 근심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좋은 인연들과 어우러져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둘기가 우는 산(鳩鳴山)이라 하여 이 산을 구명산이라고 한다지만, 오늘 이 산에서는 공교롭게도 아홉 명의 인연이 함께 했기에 나는 이 산이 구명산(九命山)인 것만 같다고.



전북 완주군 고산면 성재리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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